예술과 역사가 공존하다_깡깡이예술마을
여행 정보 요약
부산

부산 영도 수리조선소의 치열했던 삶의 현장을 채운 예술의 손길 _ 깡깡이예술마을

부산 영도구 대평동은 한국 근대 조선산업이시작된 곳이다.

1876년 부산이 개항된 이후 대평동에는 1887년 한국 최초의 근대식 조선소인 ‘다나카조선소’가 세워졌다. 다나카조선소에서는 한국 최초로 바람이 아닌 발동기에서 힘을 얻는 근대식 배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소와 항구 주변에 배를 수리하는 수리조선소, 선박부품 공장, 철공소, 고철상 등이 모여들었고, 1940년대 대평동은 조선산업으로 번성했다. 1950년에 시작된 한국전쟁(1950-1953)은 대평동의 조선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내려온 많은 사람들이 조선산업이 번성하던 대평동으로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었는데, 별다른 기술이 없던 이들에게 일감을 마련해 주기 위해 수리조선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중 대표적인 직업이 바로 ‘깡깡이’이다. 대평동이 한창 수리조선업으로 번성하던 1970-1980년대에는 이 소리가 마을에서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마을 이름에도 ‘깡깡이마을’이란 별칭이 붙었다. ‘깡깡이’ 작업은 주로 중년 여성들이 맡았다. 고숙련이 필요한 작업은 아니었지만, 하루 종일 이어지는 반복적인 망치질은 아주 고된 작업이었다.

 

게다가 높은 배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작업을 하다 보면 낙상사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고, ‘깡깡’대는 소음 때문에 난청이나 이명 같은 직업병이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평동 여인들이 끈질기게 이 작업에 매달렸던 이유는 가난한 집안 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자식들에게는 좋은 공부를 시켜 부모의 고된 삶을 대물림하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분명 ‘깡깡이마을’의 주인공이자 한국 조선산업 발전의 주춧돌이었다. 

“수리조선소에 배가 들어오면 처음으로 하는 작업이 배에 붙은 해조류와 배의 녹슨 표면을 망치로 두들겨 떼어내는 일인데, 배에 망치질을 할 때마다 ‘깡깡’하는 쇳소리가 났다. ‘깡깡이’라는 작업의 명칭은 바로 이 소리에서 붙여진 것이다.”

깡깡이마을은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다.

1970~1980년대 호황을 누린 원양어업과 함께 전성기를 맞이했던 깡깡이마을 수리조선업은 1980년대 이후 조선경기에 불황이 찾아오면서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다. 선박은 갈수록 대형화되고 수리 선박의 수는 줄어들면서 많은 수리조선소가 문을 닫았고, 대평동 앞바다는 100여 년 동안 바다 밑을 손보지 않은 탓에 큰 배가 드나들 수 없게 되어 결국 소형 조선소만 남게 되었다. 이러한 여파로 선박부품 업체, 철공소도 규모를 축소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깡깡이마을을 떠났다. 젊은이들이 떠나고 마을 인구가 줄어들자 병원, 약국, 은행들도 자리를 옮겨 생활 상의 불편함이 늘어가면서 자연스레 깡깡이마을은 더 이상 새로운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으로 변해갔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깡깡이마을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부터였다.

항구 도시 부산의 원형을 간직한 역사적인 현장

한국의 산업 발전을 이끈 일꾼들이 땀 흘려 일했던 치열한 삶의 현장을 훼손하지 않고, 그 가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였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예술가들이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깡깡이마을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예술작품이자 공공시설물을 창작하여 마을 곳곳을 채워나갔다.

깡깡이마을의 예술로 활력을 불어넣다

조수 간만의 변화에 따른 기계의 움직임을 예술작품으로 만든 키네틱아트,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는 구름 모양의 가로등, 깡깡이마을의 친숙한 모습을 담은 페인팅 아트. 이러한 예술작품들이 옛 모습 그대로인 건물들과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깡깡이마을의 호황을 함께 했던 선박들은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싣고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한 평생을 깡깡이 마을과 함께한 푸근한 표정의 해설사 할아버지에게서 옛 이야기를 들으며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해상투어는 깡깡이마을의 화려한 과거로 관광객들을 안내한다.

9개의 조선소와 300여 개의 건물이 공업사가 있었던 공간

‘깡깡이’ 작업이 만드는 먼지와 소음이 치열한 삶을 대변했던 장소. 사람들을 떠나게 만드는 도시개발이 아닌 녹슨 항구도시를 깡깡이 예술마을로 변화시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도시재생. 마을 주민들은 이곳의 역사를 뿌듯하게 간직하고, 숨겨진 보물을 찾아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흥미로운 옛 이야기에 더해진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며 소소한 즐거움에 미소를 짓는다.

TIP: 강원도 바다투어는 형형색색의 강원도 배를 이용하여 관광객들을 남항과 대평동 조선소를 따라 20분 동안 안내합니다.

주소: 부산광역시 영도구 대평북로 36
전화: 051-418-3336
교통정보: 부산역에서 택시로 약 10분
운영시간: 10: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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