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해맞이 명소 중 하나인 정동진은 한양에서 정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는 밀레니엄을 기념해 만든 대형 모래시계도 있고 정동진시간박물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릴 해안탐방로도 있습니다.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을 하고 있어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라 부르는데요. 짧게는 200년 길게는 250만 년 전의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해안단구(해안선을 따라 계단 모양으로 분포하는 지형)입니다.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약 2.86km로 어른 평균 걸음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물론 심곡항에서 출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중간에 쉼터는 많이 있지만 음료는 판매하고 있지 않으니 물 한 병 정도는 챙겨서 출발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볼일을 마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지형 모습 그대로 길이 조성돼 있어 오르고 내리는 길이 중간중간 많지만 바다만 지루하게 이어지지 않고 아기자기한 몽돌부터 웅장한 기암괴석까지 다양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풍경이지만 바다가 가깝기 때문에 그리고 나무데크만 있는 게 아니라 철골 구조물도 있으므로 자칫 핸드폰을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출발한지 얼마 못가 절벽 아래로 완전히 내려가면 몽돌해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돌멩이들이 파도에 잠시 몸을 적셨다가 금세 놔주는 모습이 잡기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파도에 몸이 깎여 동글동글해졌으면서도 놀이를 계속 하는 이유는 매번 새로운 파도가 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파도와 돌이 만날 때 나는 소리를 조용히 들어보세요.
몽돌해변을 지나 열심히 아니 여유롭게 걷다보면 투구바위를 만나게 됩니다. 투구를 쓰고 바다를 바라보는 장수의 옆모습을 닮은 바위인데요. 진짜 닮았습니다. 약간 인디언 추장 같기도 한데 뭔가 비장한 모습입니다. 이곳의 바다를 지키는 장수의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잘 안 보일 경우 조금 더 지나서 반대로 바라보면 더 잘 보이니 중간중간 뒤를 돌아보며 경치를 충분히 감상하면서 트레킹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절반 조금 더 지난 지점에 있는 부채바위입니다. 이씨 성을 가진 노인이 꿈을 꿨는데 한 여인이 이 부채바위 근처로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달라고 했답니다. 노인이 이곳에 와서 보니 여자가 그려진 그림이 궤짝에 들어있어 부채바위에 두었습니다. 그 후 노인은 만사형통을 누렸는데 여인이 다시 꿈에 나타나 서낭당을 짓고 그림을 보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부채바위는 바다쪽으로 튀어나와 있어 길 양쪽을 모두 보기에 좋은 곳입니다. 이 노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바다에 떠내려오는 보물이 없는지 살펴보세요.^^
이제 심곡항에 다 왔습니다. 심곡전망타워입니다. 꼭 올라가서 전후좌우 다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앞에는 탁 트인 동해 바다, 왼쪽엔 기암괴석과 지금껏 걸어왔던 길, 오른쪽에는 심곡항이, 뒤 절벽에는 쓰러질 듯 그러나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소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1시간 남짓 걸어왔지만 힘들기 보다는 개운한 느낌이 더 강합니다. 바다를 보고 파도 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며 걷는 길 이것이 진자 오감만족 힐링 트레킹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작정 걷고 싶을 때 바다가 그리울 때 정동진심곡바다부채길을 추천드립니다.
동해바다 제 최애 산책 길! 역시 뭘 좀 아시는군요🤭
앗 여기가 최애 산책길이셨군요^^ 저도 정동진 갈 때마다 들를 것 같아요!
아는 것 만큼 보인다고 이야기랑 함께 들으니 정동진이 더 새롭게 느껴집니다~^^
저도 대충 알고 갔다가 와서 정리하면서 알게 됐는데 확실히 알고 보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 정동진 가시면 한 번 걸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