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 동강할미꽃서식지
[정선] 기암절벽의 작은 틈에 삶을 의지하는 꽃 : 동강할미꽃
여행 정보 요약

우연히 어느 고등학생이 쓴 시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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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꽃> 정이린

여름의 꽃밭은
침묵하는 꽃들로 물들었다.
들꽃의 다름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찾곤 한다.

제비꽃은 장미가 되려 자신을 붉게 물들이지 않고
할미꽃은 해바라기가 되려 하늘을 올려보지 않고
튤립은 데이지가 되려 활짝 피지 않듯

우리는 왜 타인을 모방하려 그리 부단한가.
왜 너는 관찰하고 동경하고 열등감을 느끼는가.

너는 무슨 꽃인가.
어떤 향을 지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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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고등학생 딸이 공원에서 2시간 뛰어놀다 30분만에 작성한 시라고 한다. 백일장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어린 천재 시인의 시가 참 인상적이다.

"할미꽃은 해바라기가 되려 하늘을 올려보지 않고"

시인은 할미꽃이 마치 할머니의 꼬부랑 등처럼 땅을 보며 꽃대가 구부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대조하여 해바라기를 사용한 것 같다.

많은 봄 축제들이 멋드러진 나무에 풍성히 만개한 벚꽃에 맞추어져 있다. 매년 봄 철이 되면 많은 이들이 "벚꽃"을 보러 국내의 벚꽃 명소에 더불어 바다 건너 옆 나라 일본까지 이동한다.

대조적으로 정선 동강의 절벽에 자라는 이 귀한 할미꽃을 보러 방문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올해 2024년 3월 22일~24일에 정선 동강할미꽃 축제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내년에는 꼭 방문해 보아야겠다.

할미꽃의 개화시기는 4월~5월이기 때문에 아직 만날 기회가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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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 - <동강할미꽃의 삶을 바라보다> 中

오래전부터
말없이 피어난 그 곳에,

홀로 한없이, 한없이 걷던 그 길에도
너의 미소가 있었다는걸 이제 알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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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어느 기암절벽 아래 작은 틈 사이 한 줌 흙을 터전 삼고 척박한 삶을 살아가는 동강할미꽃은 해바라기처럼 꼿꼿이 서있지 못해도 벚꽃처럼 많은 이들이 찾지 않아도 은은한 미소로 오는 이를 언제나 따스히 반겨준다.

토크 1
  • soul
    28일전
    답글

    자연을 자주 접해야 저 고등학생처럼 일깨움이 자연스럽게 베어 나올텐데.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갇혀 자연도 인식하게 되네요… 시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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