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속초로 ON
여행 정보 요약
강원 · 속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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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초 로  O N

속초인, 속초 사람들

박재완, 송지은

완앤송하우스레스토랑

 

박재완, 송지은 부부가 자신들의 이름 한 자씩을 가져와 지은 레스토랑 ‘완앤송’. 창밖으로 영랑호가 유유히 펼쳐지는 장사동 한적한 골목 주택가에서 손님들을 맞고 있는 완앤송은 널찍한 앞마당에 싱그러운 정원을 소유한 하우스 레스토랑이다. 네팔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시작한 부부는 2015년 9월 영랑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속초로 이주했다. 영랑호 앞의 2층집에서 지인들을 초대해 틈틈이 갈고 닦은 요리 실력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아 2016년 7월, 2층에서 완앤송의 역사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완앤송을 세상에 알린 메뉴는 베트남 쌀국수. “저희가 베트남 쌀국수를 좋아하는데 당시에는 속초에 쌀국수집이 없었어요. 멀리까지 가는 것이 싫어서 직접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지금도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진한 육수에 아롱사태를 얹은 완앤송의 소고기쌀국수는 풍미 깊은 국물이 묵직하고 시원하다. 부부도 종종 즐기는 단골 메뉴다. 벌써 8년 차에 접어든 완앤송의 음식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부부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채소 등 일부 식재료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서 사용하고, 늘 좋은 재료로 최대한의 맛을 끌어내기 위해 고민한다. 그래서일까? 완앤송의 메뉴판은 지금껏 여러 번의 변천사를 거쳐 왔다. “메뉴에 등장했다가 소리 없이 사라진 이름들이 수두룩해요. 크고 작은 다양한 변화들이 있었지만 정성 어린, 맛있는 음식을 낸다는 마음은 그대로입니다.” 완제품으로 납품되는 음식들은 부부의 입맛에 맞지 않았고, 맛없는 음식을 손님상에 올릴 수 없으니 메뉴 수는 쉽사리 늘지 않는다. 손님들도 자신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손님상에 올리는 것이 원칙. 그런 마음으로 최근에 사이드 메뉴로 돼지갈비 롤을 선보였고, 메인 메뉴로는 1980년대 오키나와에서 시작된 퓨전음식 타코라이스, 마살라를 넣어 만든 인도식 커리 치킨티카마살라 등을 맛볼 수 있다. 어제보다 맛있는 오늘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완앤송. 아침 10시 30분부터 문을 열고 오후 3시 30분에 마지막 주문을 받는다.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주소 : 속초시 장사동 632-250 | 전화 : 033-635-3437 | 운영시간 : 10시30분~16시30분, 화요일 휴무 | 요금 : 소고기쌀국수  11,500 타코라이스 13, 500 치킨티카마살라 14,500 | @wanandsong

김영건 동아서점

 

‘나는 1987년에 속초의 작은 서점에서 태어났다. 그 후 19년을 쭉 속초에서 보냈고, 스무 살부터 속초를 떠나 9년 간 서울에서 지냈다. 누군가에게 속초를 ’고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속초보다도 여행하며 잠시 머물렀던 도시에 짙은 향수를 느껴온 나로서는 ’고향‘이라는 말의 어감이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오래된 서점 오래가는 디자인 중)

 

3대째 가업을 이어 동아서점을 꾸려나가고 있는 김영건 대표는 속초에서 나고 자랐다. 고향을 떠나갔던 그는 2014년 다시 속초로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1956년 중앙동에 개점하고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운영하던 가업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할아버지는 동아서점의 문을 열기 전 모 신문사의 속초 지사 주재원으로 활동했다. 1950년대 초 속초 지역이 수복되고 미군정이 실시되면서 속초는 매우 어수선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특히 물자 부족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 김 대표의 할아버지는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물자를 보급하고 판매하는 동아문구사를 세웠고, 이후 10년 뒤인 1966년 동아서점으로 새롭게 간판을 달며 본격적인 서점의 길을 걸었다. 1978년 김 대표의 아버지가 합류했다. 당시 아버지는 서울에서 학업 중이었는데 할아버지의 건강 악화와 서점의 경영난으로 속초로 돌아왔다. 2대 대표가 된 아버지는 1980년대 잡지, 참고서, 만화책 등이 활황을 누리던 시기 금호동과 교동에 분점을 열었고, 동아서점의 2층짜리 목조 건물을 철거하고 4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세웠다. 월간지와 만화책이 한 시대를 풍미하던 때에는 약 500군데 이상의 출판사와 직거래를 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온라인 서점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서점에 위기가 닥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후 아버지는 셋째 아들 김 대표에게 서점 운영을 제안했다. “2015년 2월 매장 크기를 약 3배가량 늘려서 중앙로에서 수복로로 서점을 이전했어요. 아버지와 함께 리뉴얼 계획을 세웠는데, 서점에 대한 리뉴얼 사례가 별로 없어서 사실 두려움이 엄청 컸습니다.” 매장 운영을 맡은 김 대표는 언젠가부터 손님들에게서 “진열된 책들이 다르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참고서의 비중을 낮추고 단행본 비중을 부쩍 늘렸고, 출판사 배본시스템에서 벗어나 책을 직접 골라서 주문하기 시작했다. 판매 방식도 바꿨다. 매대에 쌓아두고 판매하던 것을 여러 주제별로 큐레이션을 하거나 출판사, 작가들과의 협업 형태로 진행하는 기획 코너에 힘을 쏟고있다.

2016년 결혼한 아내와 함께 부부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고 싶은 주제들이 요즘 동아서점의 주 관심사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 인간관계에 대해 어른들이 읽는 책과 아이들이 읽는 책을 함께 읽어 보며 고민하는 기획전 등을 꾸준하게 열고 있다. 매년 여름 여행객을 위한 팝업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2020년에는 18명의 편집자가 추천하는 여름여행 책, 21년에는 10명의 북디자이너들에게 들어보는 책을 만드는 생각, 2023년에는 사계절 출판사 팝업스토어를 열고 여름 책들을 전시하는 이벤트들이다. 속초여행을 하다 보면 동아서점이 아닌 레스토랑, 카페, 숍등 곳곳에서 김영건 대표를 만나게 된다. 직접 속초를 담은 여러 권의 책들. <당신에게 말을 건다>, <나는 속초의 배 목수입니다>, <속초,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등. 김 대표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은 항상 속초 안에 있는 것 같다.

 

주소 : 속초시 수복로 108 | 전화 : 033-632-1555 | 운영시간 : 9시~21시, 일요일 휴무 | @bookstoredonga

김현아

제로작업실

 

‘비치코밍’은 조개껍데기나 유리조각처럼 해변에 방치된 표류물들을 해변(beach)을 빗질(combing)하듯 쓸어 모으고, 이것들을 예술 활동에 활용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미 해양쓰레기 문제로 인해 전 세계가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시대, 늘 동해바다를 곁에 두고 살아가는 속초야말로 더욱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아닐까. 하지만 실제로 해변에 나가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2천만 관광객 시대에 접어든 속초를 방문한 수많은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어디선가 떠내려 와 속초 해변에 표류하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표류물들,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미대 금속공예과를 졸업하고 명품 쥬얼리 기업에서 서비스 컨설턴트로 15년 이상 근무했던 김 작가는 어느 날 부모님께 진 마음의 부채를 이제는 내려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정하고 속초에 내려왔다. 어느 새 속초에서 새 삶을 시작한지 7년, 마음 편안하게 살아보자고 생각하고 그저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서 여행하듯 삶을 살고 있다. 전공을 살려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림을 그리고 비치클린 활동을 시작했다. 해변에 나가 주워온 것들은 모두 김작가의 작품 소재가 된다. 때문에 김 작가의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와 이거 주워 온 거네!”하고 놀라는 일이 다반사다. 작업실에는 작품에 쓰기 위해 주워온 것들을 종류별로 분류해서 잔뜩 모아 놨다. 비치코밍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쓰레기 분리수거장’이냐고 답답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작품 포인트가 될 날만 기다리고 있는 귀한 몸들이다. 김 작가는 종종 이른 새벽 커다란 집게와 종량제 봉투를 2-3개 챙겨서 집 근처 등대해변으로 나간다. 돈을 버는 수입원도 아니고 누가 시킨 일도 아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녀가 운동 삼아 하는 일인데, 그런 모습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낯설 뿐이다. 이른 아침부터 해변을 걷고 때론 멋진 해를 만나고 꽉 찬 종량제 봉투를 버리고 난 뒤 맛보는 쾌감이 좋다. 또 보석 같은 작품 소재들을 발견하는 기쁨도 있다. 무슨 일을 하든 ‘1타 2피’를 좋아하는 김 작가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일이다.

직접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벽돌 200장을 쌓아서 꾸민 제로작업실에서 김 작가를 만났다. 눈에 확 띄는 과감한 컬러감과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들이 돋보이는 김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제품들 그리고 빈티지 감성 풀풀 나는 판매용 옷가지들이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작업실만큼이나 특이한 스티커 명함을 받았다. 직접 그린 그림 위에 ‘ENTP의 Artist', '제로작업실 운영자, ’그림 작업실 겸 제로웨이스트 가게‘ 그리고 현재 운영 중인 3개의 인스타그램 계정들이 적혀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김 작가는 지금도 그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 날에는 그림을 그린다. 그렇게 결국, 속초의 그림쟁이 할머니가 되는 날을 꿈꾸며 속초에서 살아갈 예정이다. 김 작가와 헤어져 돌아 나오는 길, 해변의 표류물들이 김 작가를 만나 두 손을 거치면 작품으로 되살아나는 리사이클링의 마법이 속초 앞바다를 재앙에서막아줄 거라 예상했다. 꼭 진정한 속초의 그림쟁이 할머니가 되길 바란다.

 

주소 : 속초시 번영로 23번길 2, 202호 | 전화 : 010-2870-3984 | 운영시간 : 10시~20시, 수, 토, 일요일 오픈 | @sokcho_zero @boreumdang

김승현

설악젤라또

 

속초에 여행을 왔다가 이주를 하게 된 이들이 많다. 젤라또를 만드는 남자, 김승현도 그렇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는 어느 날 속초 여행을 왔다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평화로와 지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자연이 가까운 곳에살아봐도 좋겠다 싶어서 이주했다. 매일 하늘과 바다, 산을 보며 출근하는 것이 행복하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그의 젤라또 매장 앞에 항상 손님들이 북적이니, 그 또한 감사하다.
그는 메밀, 먹물, 라벤더 등 속초 및 근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한다. 이탈리아 젤라또 특유의 쫀득함과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단지 로컬 재료를 써서 특이한 젤라또다라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퀄리티까지 갖춘 특별한 젤라또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대생이었다. 식음료에 관심이 많아서 졸업 후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그 3년간의 경험이 설악젤라또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의 매장에서도 일반적인 젤라또 머신을 놓지 않고 액화질소를 사용해서 젤라또를 제조한다. 숍에 잠시 앉아 있는 동안 질소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치익~ 하고 연기가 나오면서 젤라또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다. “좀 느리고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만들면 젤라또 내부의 공기 함량을 줄어 더욱 쫀득해지고 부드러운 풍미가 느껴집니다.” 추천하고 싶은 맛은 국내 1호 유기농 목장인 횡성 범산목장의 우유를 바탕으로 한 ‘설악밀크’ 젤라또나 봉평 메밀을 넣은 ‘봉평 메밀리조’, 속초의 오징어 먹물로 만든 ‘속초 오징어 먹물’ 등이다. 그는 유기농, Non-GMO, 무농약 원재료를 고집한다. 인공색소나 합성착향료를 넣지 않고 재료에서 색과 풍미를 내려 노력하는 이유는 젤라또도 음식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탈리아에 가면 빵에 아이스크림을 끼워 먹기도 할 만큼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정도로 젤라또가 생활에 밀착되어 있어요.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생각이 될만큼, 저도 아이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영양가도 높고 건강한 젤라또를 내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주소 : 속초시 번영로 105번길 13 | 전화 : 0507-1310-7524 | 운영시간 : 11시~18시, 화 휴무 | @seorak_gel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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