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에 다녀왔습니다. 종묘는 일반 궁과는 달리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있는 유교사당입니다. 그래서 종묘의 신성함과 정체성 유지를 위해 시간제관람과 일반관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시간제관람은 입장시간에 제한이 있는데 월, 수, 목, 금 정해진 시간에 문화재해설사와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일반관람은 토, 일, 공휴일, 문화가 있는 날인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관람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종묘의 건물들은 조상신의 영혼을 모시고 있는 경건한 공간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색과 장식으로 기교를 최대한 절제한 것이 특징입니다. 경복궁이나 다른 궁에 비해 차분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단청도 일부러 색을 많이 쓰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기품이 있어 보입니다.
종묘제례는 조선왕조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제례악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춘하추동 사계절과 섣달에 행해졌고, 1969년 복원되어 지금까지도 매년 5월 첫째주 일요일에 드려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종묘제례와 거기서 행해지는 종묘제례악을 직접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묘의 대표 건물인 정전은 보수정비 공사로 2024년 5월까지 관람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러나 정전 외에도 잘 정돈된 건물과 푸릇푸릇한 정원, 한가로운 연못 등이 있으니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종묘 앞 서순라길은 종로구 종로 3가 45-5에서 권농동 26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조선시대 한양을 돌며 순찰을 담당했던 순라청의 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서순라길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서순라길로 향하는 초입은 오래된 골목 느낌이지만 조금만 더 들어가면 종묘의 돌담장과 한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순라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개성 있는 카페와 음식점, 공방들이 있는데 종묘 담장을 넘지 못하도록 높이가 제한돼 있어 답답하지도 않고 담벼락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선시대 순찰을 돌던 순라가 된 기분으로 좌로는 종묘를 두고 우로는 현대식 가게들을 보며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나 음식점이 나오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술라는 국내 수제맥주를 판매하는 한옥펍입니다. 외부는 돌담과 잘 어울리는 한옥에 내부는 현대식으로 모던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과 칵테일이 있으며 특히 창가에서 돌담길을 보며 한 잔 하기 좋습니다. 밤에도 돌담에 조명이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술라에서 서순라길을 따라 창덕궁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 가면 카페사사가 나옵니다. 카페사사는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는 한옥카페입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메뉴도 전통 식재료를 이용하여 정갈하면서도 먹음직스럽습니다. 조청, 인절미가루를 구운 가래떡에 얹어 논알콜막걸리와 함께 먹는 사사 한상차림이 시그니처이며 전통디저트인 과일묵을 샤베트처럼 즐길 수 잇는 과편도 인기가 좋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진 서순라길은 서울 도심에 있지만 많이 복잡하지 않고 특유의 힙한 분위기가 있어 젊은 사람들도 자주 찾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주변에 익선동, 인사동, 북촌, 삼청동 등 연계해서 갈 수 있는 곳도 많으니 한 번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골목투어로 가치 있는 길이네요 :) 아는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데 추천하면 좋아하겠어요~
맞아요 제가 갔을 때도 외국인 많았는데 다들 표정이 좋더라고요^^ 종묘 구경하고 서순라길에서 식사&차 좋은 코스가 될 것 같습니다:)